생에 첫 키보드랩 공제 참여 작품은 BonKB edition Fave87 아크릴 키보드

Posted by EveR™

대륙커스텀 키보드 2대를 조립하면서 조립 관련 정보를 찾다 보니 키보드랩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이 곳에 키보드를 공동제작(줄여서 공제)을 진행하시는 능력자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동제작 방식은 공제진행 게시판에 실사, 부품정보, 가격 등을 기재하여 구글&네이버 신청 양식을 통해서 신청서를 받고 공제진행자 계좌에 입금시켜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업이 아닌 개인이 진행하는 만큼 먹튀에 대한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에 가급적 키보드랩 회원으로써 꾸준히 활동하시거나 최소 1번이상 공제를 진행하셨던 분의 공제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10월에 공제 게시판을 확인 해보니 수많은 키보드 공제가 성공적으로 진행이 끝난 상태였고 3건 정도가 이미 신청서 접수가 마감되고 제작 진행 중이어서 아쉬운 마음에 11월에 좋은 공제진행이 열리면 참여해보자고 생각했었는데 10월 28일에 BonKB edition Fave87 아크릴 키보드 Kit 공제가 열였다. BonKB edition Fave87 아크릴 키보드 Kit 공제자이신 본드로이드님의 키보드랩 활동 내역을 확인해보니 아크릴키보드 도면설계의 장인으로써 꾸준히 활동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닉네임에 걸맞게 아크릴 본딩도 굉장히 잘 하시는거 같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공제자를 믿고 키보드랩 공제에 참여하여 생에 첫 아크릴 키보드 제작에 도전하였다.

BonKB edition Fave87 아크릴 키보드 Kit
BonKB edition Fave87 아크릴 키보드 Kit, 하우징과 보강판 그리고 기판 자리를 위한 중간층과 하판이 깔끔하게 본딩되어 있다.

이번 공제 진행과정은 Fave87 아크릴 하우징 도면을 바탕으로 하나아크릴에다가 아크릴 재단을 의뢰하고 재단된 아크릴 부품 중에 하우징,보강판 그리고 기판 자리를 위한 중간층과 하판을 본드로이드님께서 직접 본딩 해주셨다. 기판은 키보드랩 회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린클,돌고래,돌린거 등의 커스텀 키보드 공제를 진행하셨던 린x3님께서 제작하신 Fave87이라는 기판을 사용하였다.

스태빌라이저 조립 및 기판과 보강판 결합
스태빌라이저 조립 및 기판과 보강판 결합

대륙 커스텀 키보드 Kit을 구입하면 보통 기본 구성품에 스태빌라이저도 포함되어 있으나 이번에는 따로 구입해야 했다. 그래서 키보드랩 공방을 처음으로 이용하게 되었고 키보드랩 공방 중 곤님께서 운영 중이신 곤방에서 스태빌라이저 텐리리스 세트 2개와 스위치 윤활을 위한 크라이톡스103을 구입하게 되었다. 대륙에서 받았던 스태빌라이저랑 기본적인 구조는 똑같았지만 철심이 조금더 굵고 철심 표면이 조금 더 부드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이트론 흑축 스위치 윤활
게이트론 흑축 스위치 윤활

대륙 커스텀 키보드 조립 당시에는 스위치 윤활에 관심이 없었으나 이번에는 스위치에서 발생하는 스프링 잡음을 잡아보고자 윤활을 해보게 되었다. 저번 TADA68 조립 당시에 사용한 틸리오스라는 스위치는 기본적으로 윤활이 된 금속 스프링을 사용해서 스프링 잡음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조립에 사용한 게이트론 흑축은 가성비가 좋은 스위치고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스위치지만 윤활이 되어 있지 않아 스프링 잡음이 꾀나 들렸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윤활 작업에 도전해보게 되었다.

중국에서 스위치 및 키캡을 구입할 때 윤활플레이트도 함께 구입하였고 위에서도 언급했다 싶히 스태빌라이저를 구입하면서 윤활액인 크라이톡스103을 구입하였다. 핀셋 및 납작붓은 다이소에서 구입하였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핀셋으로 스위치 상부를 어떻게 분리하는지 배웠고 스위치 분해작업을 하면서 종이컵에 스위치 상부, 슬라이더, 스프링 등을 분류하고 하부는 윤활플레이트에 끼어넣었다. 그리고 스위치 상부, 하부에 스프링과 맞닿는 부분에 붓으로 윤활액을 발라주고 스프링을 비닐팩안에다가 넣고 윤활액을 3~4방울 떨어뜨린 후 열심히 흔들어 주면서 윤활액이 골고루 스며들도록 윤활하였다. 윤활이 덜 된 스프링은 붓으로 추가 윤활을 해주었다. 이렇게 윤활해서 타건해보니 스프링 잡음이 잡히고 흑축 특유의 서걱서걱한 느낌과 게이트론 스위치 특유의 뚜껑치는 소리만 들렸다. 개인 취향 차이지만 나는 서걱서걱한 느낌도 좋고 뚜껑치는 소리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위치 납땜
스위치 윤활 후 납땜
스위치 납땜 후 테스트
스위치 납땜 후 테스트

대륙 커스텀 키보드 조립했을 때처럼 납땜하였고 테스트 결과 문제없이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스위치 윤활을 위해서 스위치를 분해하는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납땜 전 스위치 상,하부가 잘 결합되어 있는지 하나하나 확인해야 했었다. 납땜하는 도중 상,하부가 잘 결합되지 않은 스위치를 발견하여 납을 제거하고 스위치를 기보강판으로 부터 추출하여 스위치 상하부를 다시 결합하기도 하였다.

메가톤 LED 모따기
메가톤 LED 모따기 작업
메가톤 LED 장착완료
메가톤 LED 장착완료 및 테스트

이전에는 욕(1.8mm) LED만 사용했는데 욕LED의 단점은 정형적인 색상(빨, 주, 노, 초, 파, 보, 흰 )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색감이 그렇게 이쁘지 않다. 키보드랩 회원들 대부분 메가톤(2x3x4mm)LED를 주로 사용하고 색상은 아이스 블루(시안)가 가장 인기가 많다. 나 또한 아이스 블루 LED가 너무 이쁜 거 같아 이번 기회에 메가톤LED를 장착해보기로 결심하였다. 마침 아크릴 키보드 하단 SMD LED 색상이 아이스 블루 색상과 흡사에서 상하 모두 아이스 블루 LED가 나온다면 정말 이쁜 아크릴 키보드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메가톤 LED를 장착하기 전 메가톤LED 모따기 작업이 가장 힘들었다. 메가톤LED는 욕LED에 비해 크고 메가톤LED라는 별명답게 직사각형 형태라서 그냥 사용하게 되면 체리프로파일처럼 낮은 프로파일의 키캡에서는 모서리 부분이 키캡에 닿는다고 한다. 키보드랩 유저들 대부분 SA프로파일이나 체리프로파일 키캡을 많이 쓰기 때문에 대부분 모따기 작업을 필수로 한다. 나 또한 낮은 프로파일의 키캡을 구입했기 때문에 모따기 작업을 해야만 했었다. 다이소에서 줄공구를 구입하여 모따기 작업을 했고 메가톤LED 90개 모따기 하는데 약 7시간 정도 걸린거 같다. 모따기 작업이 처음이라서 오래 걸린 것도 없지 않아 있지만 이 모따기 작업은 진짜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하다보면 팔도 좀 아프다. 아름다움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힘들게 모따기를 해서 납땜까지 완료하니 지금은 너무 뿌듯하다. 아주 이쁜 LED를 장착하는데 성공했기에 더 이상 LED에 대한 미련이 없어졌다.

키캡 창착 후 윗면
키캡 창착 후 윗면
키캡 창착 후 정면
키캡 창착 후 정면
키캡 창착 후 측면
키캡 창착 후 측면

검은색 아크릴 하우징에 검정무각키캡이 잘 어울릴 거 같아 KBDfans에서 게이트론 흑축을 구입할 때 POM재질의 검정무각키캡을 구입하였다. POM키캡은 주로 체리키보드에 장착된다고 하는데 KBDfans에서 따로 POM키캡 세트만 판매를 하고 있어서 이번기회에 구입하게 되었다. POM키캡을 처음써보면서 느낀점은 표면이 PBT키캡보다 매끈하고 ABS키캡보다는 살짝 거친거 같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아크릴 보강판과 깔끔하고 통통튀는 느낌의 타건감을 만드는 거 같다.

아크릴 키보드 루프
스모크색상의 아크릴 키보드 루프 제작(하나아크릴에서 주문 재단)

하나아크릴에서 스모크색상이 이뻐보여서 주문했는데 스샷에 나와있는 색상보다 훨씬 어두운 색상으로 배송와서 당혹스러웠다. 하나아크릴에다가 이거 색상 잘못 보내준거 아니냐고 스샷첨부해서 문의했는데 하나아크릴 측에서 빛이 투과되면 스모크색상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답변을 받은 직후 때마침 을지로3가 근처에서 저녁약속이 잡혀서 잠깐 하나아크릴에 직접 방문하여 아크릴 샘플을 보여달라고 했고 스모크 색상에 대해 물어봤더니 현재 하나아크릴에서는 거의 검정색에 가까운 스모크 색상의 아크릴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혹시나 하나아크릴에서 스모크색상 아크릴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현재 나의 책상
현재 집에서의 내 방 책상

조립 및 사용 후기

여지껏 대륙 커스텀 키보드를 조립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안하고자 스위치 윤활 및 메가톤LED 모따기 작업까지 좀 험난한 작업과정을 거쳤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와서 너무 뿌듯하다. 키보드를 만들면서 몸으로 하나하나 습득해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키보드랩 갤러리 게시판에서 사진으로만 감상했었던 아이스블루 메가톤LED를 장착하는데 성공하고 실제로 감상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플라스틱 및 알루미늄 키보드만 사용하다가 아크릴키보드는 이번에 처음 사용해보았는데 통통 울리는 듯한 키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키보드 조립에 사용한 게이트론 흑축은 저번 TADA68 조립 후기에서 최고의 키감이라고 언급했던 틸리오스 스위치에 뒤처지지 않는 좋은 키감의 스위치라는 느낌을 받았다. 타건샵에서 체리흑축을 장착한 키보드를 타건 해봤을 때 키압이 너무 높아서 내가 흑축 키보드를 사용할 날이 올 거 같지 않았는데 게이트론 흑축은 타사 흑축보다 키압이 조금 낮기 때문에 게이트론 흑축 키보드를 사용해보기로 결심하였다. 게이트론 흑축의 최대 키압은 75g인데 이 키압이 내가 타건 할 만한 최대치 키압인거 같다.

이번 조립을 끝으로 집에서 사용할 키보드는 당분간 바꿀 일이 없을 꺼 같다. 다음엔 회사 키보드를… ㅎ

EVER STORY 내 삶과 함께할 키보드(하판 각인)
EVER STORY 내 삶과 함께할 키보드 (하판 각인)

타건영상(소니 엑스페리아 XZ1으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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